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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 향 따라 떠난 가평 소도시 여행기 – 약초 여행 1화

산에 들면 계절이 가장 먼저 말을 건다. 봄이 오면 나뭇가지 끝에서 두릅이 돋고, 흙냄새를 따라 머위가 고개를 든다. 4월 중순, 나는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가평의 작은 마을로 약초산행을 떠났다. 목적은 두릅 채취였지만, 그날 산이 준 건 그 이상이었다. 자연의 향기, 마을의 따뜻함, 사람 사이의 온기가 이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이 글은 그날의 기록이자, 자연과 마을이 전해준 봄의 이야기다. 1. 가평으로 향한 봄날의 출발서울은 이미 도시의 봄꽃이 지고 있었지만, 가평은 이제 막 봄기운이 퍼지는 중이었다. 아침 6시, 산악회 회원들과 봉고차를 타고 서울을 출발했다. 차 안에는 채취 가위, 바구니, 물, 그리고 각자의 기대감이 실려 있었다.목적지는 가평 북면의 한 야산. 관광지는 아니지만..

광명동굴 여름 가족 여행 – 아이도 어른도 즐거운 하루

여름이면 어김없이 덥고 습한 날씨에 어디론가 피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어린 아이를 동반한 여행이라면 장소 선택부터 신중해야 한다. 너무 멀지 않고, 아이가 흥미를 느끼며, 어른들도 쉴 수 있는 곳. 마침 외국에서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7살 조카와 동생 부부를 맞이하는 가족 나들이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민 끝에 서울에서 가까운 ‘광명동굴’로 향했다. 실내이면서도 시원하고, 볼거리와 체험이 많다는 점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장소였다. 결과적으로 이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추억을 쌓은 소중한 하루가 되었다. 서울 근교에서 가까운 여름 실내 여행지, 광명동굴광명동굴은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옛 광산을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공간이다.서울에서 차로 40분 남..

와인 모임 친구들과 떠난 영천 소도시 여행 – 복숭아 와인에 취한 하루

언젠가 와인 모임 단톡방에 올라온 한 문장.“이번 여름엔 와인 마시러 어디 안 가?”늘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만 만났던 우리에게 누군가가 제안했다.“복숭아 와인 만들러 영천 가볼래?”그 말에 다들 고개를 갸웃했지만, 금세 분위기는 “어, 괜찮은데?”로 바뀌었다.이렇게 우리는 단순한 시음 모임을 넘어, 복숭아 향 가득한 소도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도시를 떠나는 설렘 – 영천으로 향하는 길서울에서 영천까지는 생각보다 가깝다.KTX로 동대구역까지 간 뒤, 영천까지는 시외버스를 타고 약 40분.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도시의 속도가 느려지는 느낌이 들었다.포도밭과 논, 소담한 마을들이 이어지는 그 풍경은, 우리가 떠나온 도시와는 전혀 다른 리듬을 가진 세상이었다.도착한 곳은 영천시 포은..

소도시 영천, 와인터널투어 후기 – 와인 모임 멤버들과 떠난 진짜 와인 여행

서울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와인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와인 모임에서 처음 나왔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다. “국내에서 그런 곳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많았지만, 멤버 중 한 명이 추천한 ‘영천 와인터널투어’가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대구 근교이자, 전국 최대 포도 산지인 경북 영천에서 한국 와인의 현주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말에, 결국 우리는 열 명 남짓한 멤버들과 함께 여행을 결심했다. 단순한 시음이 아닌, 와인 양조장 투어와 와인 갤러리 체험, 테루아 이해까지 가능한 이 투어는 단연 특별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여행은 단순한 ‘술 마시는’ 여행이 아닌, 한국 와인을 재발견하는 여정이 되었다. 출발부터 설렘 가득 –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한 접근성우리는 서울에서 아침 8시에 K..

소도시 영천, 와이너리 여행의 진수, ‘벵꼬레’와 ‘위’에서 만나는 한국 와인의 품격

대한민국에서도 깊은 풍미의 와인을 경험할 수 있는 시대다.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서, 와인의 철학과 이야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들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상북도 영천은 국내 최대 포도 재배지이자, 한국 와인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기후와 토양, 즉 '테루아'를 그대로 담아낸 수제 와인들이 생산되며, 와이너리 투어를 통해 그 깊은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고 맛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금호읍에 위치한 ‘벵꼬레 와이너리’와 포은면의 ‘위 와이너리’다. 두 곳 모두 영천의 자랑이자,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와인 애호가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다. 벵꼬레 와이너리 – ‘한국 와인의 정신’을 담은 정통 수제 와인영천 금호읍에 위치한 벵꼬..

고등학생 딸과 소통을 위한 여행, 원주 뮤지엄 산&명상관 방문후기

요즘 고등학생 자녀와의 소통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진로 문제와 학업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고등학생 딸과의 소통 문제로 고민하다가 심리학적 효과가 입증된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과 명상관'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 글은 실제 저와 딸이 여행 중 느낀 정서적 변화와 구체적인 소통의 방법을 담은 후기입니다. 딸과의 소통이 어려운 부모의 고민고등학생이 된 이후, 나의 딸은 말수가 줄었고 혼자 고민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진로 문제, 학업 부담, 친구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걸 알고 있었지만 쉽게 대화를 꺼낼 수 없었다. 나는 그런 딸과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던 중, 고등학생 자녀의 정서적 안정에 미술과 명상이 좋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고, 마침..

여자 고등학교 동창생 4명이 떠난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 근대문화유산 거리 감성여행

고등학교 졸업한 지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었다.5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우린 만나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친구들이다.그렇게 어느 날, 한 친구가 “우리 어디 좀 가자. 이번엔 진짜로 가자!”라고 말하던 순간,우리의 소도시 여행은 시작됐다.어딜 갈까 고민하던 중, 예전 TV에서 봤던 군산이 떠올랐다.철길마을과 옛 거리, 바다와 시장이 어우러진 도시라니, 왠지 우리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그렇게 우리는 ‘추억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군산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약 세 시간 반 정도 달렸을까,군산은 생각보다 조용하면서도 정겨운 도시였다.도착하자마자 ..

운남성 부부 여행기: 10월, 얼하이 호수의 장어와 옥룡설산 말 타기 체험

나는 지난 10월, 남편과 함께 잊지 못할 여행을 다녀왔다. 중국 운남성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곳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는 그 숨겨진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쿤밍공항에서 시작된 여정은 다리, 리장, 그리고 옥룡설산으로 이어졌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가이드의 안내 덕분에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얼하이 호수의 장엄한 풍경, 그곳에서 맛본 커다란 장어 요리, 그리고 리장 인근의 옥룡설산에서의 말 타기 체험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과 나눈 대화 또한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이 여행은 운남성의 가을처럼 깊고 따뜻한 여운을 내게 남겼고, 나는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10월, 가을바람을 타고 떠난 운남..

가족과 함께 떠나는 조용한 베트남 소도시, 꽝응아이(Quang Ngai) 여행 가이드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사람들이 호찌민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여름휴가지를 찾는 여행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조용하고 여유로운 여행지를 원한다. 바로 그런 이들에게 베트남 꽝응아이(Quang Ngai)는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로 강력히 추천할 만한 곳이다.꽝응아이는 베트남 중남부 지방에 위치한 소도시다. 아직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의 손길이 덜 닿은 자연과 한적한 분위기가 여행 내내 이어진다. 특히 My Khe Beach(미케 해변)는 다낭의 유명한 미케 해변과 이름이 같지만, 훨씬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이다. 이곳은 투명한 바닷물과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해변에서 놀기에 매우 적합..

서해안의 작은 보물섬, 승봉도 + 사승봉도 가족여행기

나는 이번 여름, 가족과 함께 특별한 섬 여행을 다녀왔다. 서해안의 작은 섬, 승봉도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숨겨진 여행지다. 이번 여행에서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현지 민박집 사장님과 나눈 따뜻한 인연, 신선한 해산물과 닭백숙을 맛보았던 경험, 그리고 무인도처럼 한적한 사승봉도에서의 특별한 시간을 모두 경험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풍경 속에서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은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순간들이 쌓인 특별한 여정이었다. 승봉도로 향하는 설렘 가득한 여정나는 평소 번잡한 관광지보다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선호한다. 가족 모두가 오랜만에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