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캐면 안 돼요.”
산길에서 만난 한 어르신이 말했다.
작고 예쁜 꽃이 피어 있었지만, 우리는 손을 거뒀다.
산에는 우리가 몰라도 안 되는 규칙과 예의가 있다.
그걸 지키지 않으면 좋았던 산행이 불법 채취로 바뀌기도 한다.
약초산행을 하다 보면, 어디까지 채취해도 괜찮은지
무엇은 만지면 안 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오늘은 그 이야기, ‘산을 지키며 채취하는 법’에 대해 정리해본다.
1. 약초 채취, 어디서 해도 괜찮을까?
솔직히 말하면, 아무 산에서나 캐면 안 된다.
특히 국유림이나 보호지역은 허가 없이는 채취가 불법이다.
- 국유림(산림청 관할)
→ 무단 채취 시 산림자원법 위반
→ 1,00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과태료 - 국립공원, 생태보호구역
→ 식물뿐 아니라 흙, 나무가지 채취도 금지
개인 소유 산도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된다.
주인이 허락하지 않았으면 사유지 무단침입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지자체 마을 산림 공동체, 마을 단체 산행, 허가된 산길에서만 채취하는 것.
2. 채취하면 안 되는 ‘금지 약초’ 리스트
산에 흔히 있지만, 법적으로 보호되거나 멸종위기에 있는 식물이 있다.
절대 손대면 안 되는 주요 금지 약초는 다음과 같다:
대표 금지/보호종
산삼 | 자생지 보호 / 채취 시 처벌 (산림자원법) |
복주머니란 | 멸종위기종 / 꽃 훼손만으로도 처벌 대상 |
지리산쑥부쟁이, 노랑무늬붓꽃 | 환경부 지정 보호종 |
바위솔, 돌나물 일부 품종 | 무분별 채취로 자생지 훼손 중 |
👉 식물 이름을 모르겠으면 손대지 않는 게 안전하다.
특히 예쁘게 핀 꽃, 가시 없는 잎,
모양이 독특한 식물은 희귀종일 가능성이 높으니 눈으로만 감상하자.
3. 약초 채취 예절 – 진짜 산을 아는 사람은 이렇게 한다
무조건 뿌리는 남긴다
- 두릅, 다래순, 머위 등은 잎과 줄기만 채취
- 뿌리를 잘라내면 다음 해 자라지 못함
하루에 딱 먹을 만큼만
- “바구니 한 개 넘지 않기”는
산악회에서 지키는 불문율 - 욕심내면 다음 사람은 얻지 못함
쓰레기 남기지 않기
- 이건 기본 중 기본
- 특히 비닐장갑, 포장지, 물병 등
산에는 내가 가져온 것만 있어야 한다
소리 줄이고 조용히 걷기
- 채취 중에도 자연을 방해하지 않기
- 조용한 걸음, 작은 목소리 → 자연과 동행하는 방법
4. 채취 시 꼭 알아야 할 안전수칙
약초산행은 평범한 등산과 달라서
도구 사용, 자세,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채취도구는 꼭 챙기되 ‘조심히’
- 칼, 가위, 호미 등은 날카롭기 때문에
- 주머니에 넣지 말고 전용 케이스 사용
- 아이와 함께할 경우 도구는 어른이 보관
장갑, 모자, 긴팔은 필수
- 가시에 찔리거나
- 진드기, 벌레 피해 방지
- 햇볕, 풀 알레르기 예방에도 도움
길 잃지 않도록 GPS 앱 사용
- ‘산림청 스마트산’ 앱, ‘국토지리정보원 지도’ 활용
- 채취에 집중하다 보면 길을 놓치기 쉬움
- 특히 혼자 다닐 땐 알림 기능 켜두기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마음, 사실 제일 위험해요.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대로 채취하면
법적으로도 문제고, 다음 세대 자연에도 큰 피해를 줘요.
“이거 우리 집에 가져가도 돼요?”
산나물 한 줌쯤은 괜찮아 보이지만,
보호지역이라면 작은 양이라도 단속 대상이에요.
애매할 땐 “아예 안 캐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에요.
“이거 독초 아니에요?”
산초나 남채, 삿갓나물처럼
먹을 수 있는 약초와 유사한 독초도 많아요.
확실히 모르면 절대 채취하거나 먹지 마세요.
약초산행은 자연을 얻는 여정이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바구니에 담기는 건 잎과 줄기뿐이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산을 존중하는 태도도 함께 담겨야 한다.
산은 모든 사람의 것이지만,
모두가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의 손에 있어야
진짜로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다.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 시리즈 [1화]~[10화] 완결
이번 시리즈는 두릅에서 시작해 산마늘까지,
그리고 약초를 다루는 지식과 태도까지 함께 담았습니다.
이제는 직접 걷고, 따고, 맛보고, 느껴볼 차례입니다.
자연이 먼저 말을 걸면, 우리도 조용히 답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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