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면 계절이 가장 먼저 말을 건다. 봄이 오면 나뭇가지 끝에서 두릅이 돋고, 흙냄새를 따라 머위가 고개를 든다. 4월 중순, 나는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가평의 작은 마을로 약초산행을 떠났다. 목적은 두릅 채취였지만, 그날 산이 준 건 그 이상이었다. 자연의 향기, 마을의 따뜻함, 사람 사이의 온기가 이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이 글은 그날의 기록이자, 자연과 마을이 전해준 봄의 이야기다. 1. 가평으로 향한 봄날의 출발서울은 이미 도시의 봄꽃이 지고 있었지만, 가평은 이제 막 봄기운이 퍼지는 중이었다. 아침 6시, 산악회 회원들과 봉고차를 타고 서울을 출발했다. 차 안에는 채취 가위, 바구니, 물, 그리고 각자의 기대감이 실려 있었다.목적지는 가평 북면의 한 야산. 관광지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