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라고 하면 대부분 산업도시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자연과 힐링, 문화와 감성을 함께 만났다.
김포에서 이른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울산에서
우리는 대나무숲을 걷고, 고래의 역사를 배우고,
해안 절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아이와 웃으며 대관람차를 타고
절에서 마음을 내려놓는 여정을 보냈다.
짧지만 밀도 높은 1박 2일.
울산의 숨은 매력은 ‘소도시 로컬 여행지’로서 충분히 가치 있었다.
울산 가족여행 코스 일정표
1일차 | 김포공항 출발 ✈ → 울산공항 도착 → 렌터카 대여 → 대왕암공원 →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 고래고기 점심 → 태화강 십리대숲 → 전망대 카페 → 호텔 체크인 & 백화점 쇼핑 → 롯데꿈동산 관람차 |
2일차 | 호텔 조식 → 간절곶 → 헤이메르 카페 → 석남사 산책 → 공항 귀환 ✈ |
대왕암공원 – 바다 위를 걷는 출렁다리와 전설의 수중릉
비행기에서 간단히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울산공항에 도착해 렌터카를 대여한 뒤 첫 행선지는 대왕암공원이었다.
푸른 바다와 거친 바위들이 어우러진 해안길,
그리고 문무왕의 수중릉이라는 설이 전해지는 바위 앞에서
아이에게 신비로운 전설 이야기를 들려줬다.
출렁다리는 생각보다 스릴 있었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이 상쾌했다.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많아 산책 겸 포토 스팟으로 아주 적절한 코스였다.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 모노레일 타고 과거로, 박물관으로
다음으로는 울산의 또 다른 상징인 고래를 만나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로 향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언덕 위로 올라가 마을을 한눈에 보고,
고래박물관에선 아이가 퀴즈를 맞히며 고래와 포경의 역사에 흠뻑 빠졌다.
울산이 과거 포경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아이는
"고래는 사람하고도 친구였을까?" 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야기와 상상이 가득한 시간이었고,
역사와 자연, 과학이 어우러진 체험형 콘텐츠로 추천할 만하다.
고래고기 거리에서의 특별한 점심 – 처음 만난 바다의 맛
아이의 호기심에 이끌려
근처 장생포 고래고기거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검색 끝에 찾은 3대째 운영하는 원조 맛집.
연예인들도 자주 왔다고 적혀 있었다.
우리는 고래고기 모둠을 시켰고,
첫 입은 약간 생소했지만 과메기와 고등어 사이의 독특한 맛이 인상 깊었다.
고래 육회는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
찌개는 진한 국물과 감칠맛이 깊어 모두 만족했다.
"언제 또 먹어보겠어"라는 말로 한 끼를 의미 있게 마무리했다.
태화강 십리대숲 – 대나무가 들려준 시원한 소리
식사 후 우리는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길로 향했다.
담양 죽녹원과는 또 다른,
더 자연스럽고 넓은 대나무숲의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이 숲길은
실제로 운동하는 지역 주민들과 가족 단위 산책객들로 조용히 붐볐다.
곳곳에 포토존과 쉼터가 있어
아이도 지루해하지 않고, 부모도 힐링되는 걷기 좋은 공간이었다.
전망대 카페에서의 짧은 휴식 – 바람과 차 한잔
걷다 보니 약간 피로가 몰려와
인근 전망대형 카페에 들렀다.
창 너머로 태화강이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그저 음료가 아니라 하나의 ‘여행 쉼표’ 같았다.
아이도 주스를 마시며 조용히 앉아 있었고,
우리는 소란스러웠던 일상에서 한 걸음 떨어진 감정의 평화를 잠시 느꼈다.
숙소 체크인 후 백화점 쇼핑 & 놀이공원 체험
롯데호텔 울산에 체크인한 후,
근처 롯데백화점에서 쇼핑과 간단한 저녁을 해결했다.
푸드코트는 깔끔했고, 무엇보다 7층에 있는 '롯데꿈동산'이라는 작은 놀이공원이 인상 깊었다.
대관람차를 타며 울산의 야경을 보는 경험은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오래 남을 추억이 될 듯했다.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로 꽉 찬 하루였다.
간절곶 – 소망을 담은 엽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바다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고 향한 곳은 간절곶.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우린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그래도 커다란 소망 우체통에서
아이는 엽서를 한 장 써서 넣었다.
“1년 뒤에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아이는 진지하게 무엇인가를 적었다.
잔잔한 바다와 넓은 공원은 사진 찍기도 좋고
잠시 산책하며 바다를 바라보기에도 더할 나위 없었다.
해안 카페 ‘헤이메르’ – 통창 너머 바다를 담다
간절곶에서 차로 5분 거리의 헤이메르 카페.
크고 시원한 통유리 창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
말없이 앉아 있는 그 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조용하고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석남사 – 숲과 계곡, 사찰이 전해준 고요함
여행의 마지막은 석남사.
숲길을 따라 사찰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운동이라기보다 마음의 정리였다.
고요한 대웅전과 석탑,
그리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나눈
“이번 여행 정말 좋았어”라는 대화는
이 여행의 가장 따뜻한 마무리였다.
공항 귀환 – 집으로
공항으로 돌아와 렌터카를 반납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단 하루 밤,
하지만 우리는 바다도 걷고, 별도 보고,
고래와 숲, 절과 바람을 만난 여행이었다.
우리가 걸었던 숲길, 마셨던 커피, 나눴던 미소와 대화.
짧지만 알찼던 울산에서의 이틀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 거란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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