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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 코스 & 숨은 맛집 여행기

lala-news 2025. 7. 6. 00:51

나는 최근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드라이브 영상을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바다 옆을 달리는 해안도로 영상은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줬다. 어느 날 친구와 그런 영상을 함께 보다가 “우리도 한번 저런 곳으로 가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렀다. 그렇게 우리는 곧장 여행지를 검색했고, 마침 눈에 띈 곳이 바로 전라남도 영광 백수해안도로였다.

나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해안도로라는 점에 끌렸고, 친구는 “영광엔 굴비 말고도 맛있는 게 많대”라며 음식에도 큰 기대를 걸었다. 우리는 점심은 ‘일번지식당’에서 굴비정식을, 저녁은 ‘한성식당’에서 특별한 백합죽을 먹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명확했다. 바닷길을 달리며 힐링하고, 숨겨진 영광 맛집에서 든든한 한 끼를 즐기는 것. 지금부터 친구와 함께 떠난 영광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와 백합죽 맛집 여행기를 자세히 풀어보겠다.

 

해안도로

백수해안도로에서 시작된 힐링 드라이브

나는 친구와 함께 아침 일찍 광주에서 출발했다. 예상보다 도로가 한적해서 우리는 여유롭게 수다를 떨며 달렸다. 어느덧 차창 너머로 푸른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고, 백수해안도로 초입에 도착하자 두 사람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백수해안도로는 약 16km에 달하는 길로, 한쪽은 푸른 바다, 다른 쪽은 푸르른 산자락이 조화를 이루는 절경 드라이브 코스였다. 차창을 내리자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기분이 상쾌해졌다. 나는 바다 냄새를 맡으며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우리는 군데군데 마련된 주차 공간과 쉼터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경치를 즐겼다.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엽서 속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특히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로 유명한 이곳은 늦은 오후쯤 다시 들르면 더 멋질 것 같았다.

 

백수해안노을전시관에서 바라본 풍경의 여운

나는 친구와 함께 백수해안노을전시관에도 들렀다. 전시관 내부에는 영광의 사계절 바다 풍경과 노을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큰 유리창 너머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우리는 천천히 전시를 둘러보다가 옥상 전망대로 향했다.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한마디로 압도적이었다. 수평선 너머로 펼쳐진 바다와 잔잔한 파도가 어우러져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게 만들었다. 친구는 “이 풍경 보려고 영광까지 오길 정말 잘했다”며 감탄했다.

나는 친구와 함께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다음엔 노을이 질 무렵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굴비정식
푸짐한 굴비 정식

점심 식사 : 정겨운 밥상, 일번지식당 굴비정식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기고 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우리는 미리 찾아둔 ‘일번지식당’으로 향했다. 영광에서도 현지인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통하는 식당이라 기대가 컸다.

식당 외관은 소박했지만, 내부는 정갈하고 따뜻한 분위기였다. 마치 오랜 단골들이 즐겨 찾는 동네 밥집 같았다. 우리는 대표 메뉴인 굴비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한상 가득 차려진 음식이 등장했다.

밥상에는 구수한 된장찌개와 각종 나물 반찬, 그리고 바삭하게 구운 굴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따끈한 밥에 굴비 살을 발라 얹어 한 입 넣었다. 짭조름한 굴비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졌다. 친구 역시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내며 감탄했다.

이곳의 된장찌개는 짜지 않고 깊은 맛이 느껴졌고, 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담겨 있었다. 특히 나물 반찬들이 너무 맛있어 밥이 모자랄 정도였다. 나는 이런 정겨운 한 상이야말로 여행지에서만 누릴 수 있는 진짜 밥상이라고 느꼈다.

 

오후 드라이브 : 백수해안도로 숨은 쉼터 산책

든든한 점심을 마친 우리는 다시 백수해안도로로 향했다. 이번에는 식당 주인분이 추천해주신 작은 쉼터를 찾아가기로 했다. 백수해안도로 중간쯤 위치한 쉼터로, 나무로 된 데크가 바다 쪽으로 길게 나 있었다.

나는 친구와 함께 데크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길 위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는 시간은 정말 힐링 그 자체였다. 멀리 보이는 등대와 잔잔한 파도, 그리고 잔잔한 분위기가 너무 좋아 한참을 걸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잠시 쉬며,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는 이곳을 두고 “괜히 알려주고 싶지 않은 장소”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백합죽
다시 생각나는 백합죽

저녁 식사 : 영광 명물 백합죽, 한성식당의 진가

오후 내내 드라이브를 즐긴 우리는 저녁이 되자 자연스럽게 미리 찜해둔 ‘한성식당’으로 향했다. 영광에서도 ‘백합죽’으로 소문난 식당이라,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식당 외관은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이었다. 내부 역시 넓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백합죽을 주문했다. 잠시 후 따끈한 백합죽과 족발까지 있는 산해진미가 등장했다.죽하나 주문했는데 반찬이 십여가지가 나와 놀라웠다.감동 그자체였다.

백합은 갯벌에서 나는 조개인데, 영광에서는 특히 신선한 백합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나는 백합죽의 뚜껑을 열자마자 퍼지는 바다 향에 놀랐다. 하얗고 곱게 쑨 죽 위로 큼직한 백합 조개살이 듬뿍 올라가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한 숟갈 떠서 맛을 보았다. 바다의 깊고 시원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지며, 고소하고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친구 역시 한 입 먹고 나서 “이게 진짜다!”라고 외쳤다.

백합죽은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이 강했으며, 조개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었다.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라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 들었다. 우린 조용히 죽을 먹으며 “이 맛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며 감탄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다. 나는 이런 음식이야말로 영광 여행의 진짜 매력이라고 확신했다.

 

백수해안도로 노을과 함께한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난 우리는 마지막으로 노을을 보기 위해 다시 백수해안도로 전망대로 향했다. 하늘은 이미 서서히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바다 위로 번져가는 주황빛 노을을 바라보며 깊은 여운에 빠졌다. 파도 위에 반사된 빛이 반짝였고, 하늘은 점점 진한 붉은색으로 물들어갔다. 친구는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바빴지만, 나는 오히려 눈으로 담고 싶었다.

노을은 정말 장엄했고, 아무 말 없이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한동안 말을 잊고 노을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머물렀다.

 

진짜 힐링이 무엇인지 알려준 영광 여행

나는 이번 영광 백수해안도로 여행을 통해 진짜 힐링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탁 트인 해안도로를 달리며 느낀 자유로움, 그 유명한 굴비정식, 그리고 백합죽으로 채운 따뜻한 저녁까지 모든 순간이 완벽했다.

특히 ‘일번지식당’의 굴비정식은 한 끼 식사 이상의 만족을 줬고, ‘한성식당’의 백합죽은 영광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맛이었다. 바다와 음식, 그리고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여행이 되었다.

나는 언젠가 또다시 백수해안도로를 달리며 노을을 보고, 한성식당의 백합죽을 다시 먹고 싶다. 이번 여행은 내게 깊은 힐링을 안겨준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