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손에 폰을 쥐고 있는 딸을 바라보며, 문득 마음이 무거워졌다.스마트폰은 어느새 우리 가족 사이의 침묵을 당연하게 만들었고, 대화는 단답으로 줄었으며, 눈을 맞추는 시간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스마트폰 속 정보와 메신저 알림이 우선이 되었고, 정작 내 옆에 있는 아이와는 마음을 제대로 나눈 기억조차 아득했다.그래서 이번엔, 단단히 마음먹고 딸과 함께 떠나기로 했다.목적지는 경기도 가평. 사람 많은 관광지 대신, 조용한 숲속 글램핑장을 예약했다.무엇보다 ‘하루 동안 스마트폰 없이 지내기’라는 약속을 나누며,작게라도 우리 사이의 벽을 허물어보고 싶었다. 처음 글램핑장에 도착했을 때, 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텐트를 바라봤다.“오, 이거 캠핑장이야? 생각보다 좋다?”텐트 안에는 침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