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로컬 여행/국내 가족 여행

여자 고등학교 동창생 4명이 떠난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 근대문화유산 거리 감성여행

lala-news 2025. 7. 9. 01:19

고등학교 졸업한 지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었다.
5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우린 만나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친구들이다.
그렇게 어느 날, 한 친구가 “우리 어디 좀 가자. 이번엔 진짜로 가자!”라고 말하던 순간,
우리의 소도시 여행은 시작됐다.
어딜 갈까 고민하던 중, 예전 TV에서 봤던 군산이 떠올랐다.
철길마을과 옛 거리, 바다와 시장이 어우러진 도시라니, 왠지 우리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추억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군산으로 향했다.
 

군산철길마을
고즈넉한 철길마을

                                                                       
 
서울에서 차를 타고 약 세 시간 반 정도 달렸을까,
군산은 생각보다 조용하면서도 정겨운 도시였다.
도착하자마자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로 ‘경암동 철길마을’이었다.
철길마을에 도착하니,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듯한 묘한 풍경이 펼쳐졌다.
낡은 철길 위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그 주변엔 작은 주택들과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마치 어릴 적 TV 속에 나오는 시골 동네처럼 정겨웠다.
“야, 여기 진짜 영화 세트장 같다!”
한 친구가 감탄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철길을 걸었다.
철길을 따라 걷는 동안, 자연스레 옛 추억 이야기가 쏟아졌다.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남학생 이야기부터, 몰래 학교 담을 넘던 이야기까지,
우린 마치 그 시절 소녀들로 돌아간 듯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레트로 인형
레트로 감성충만한 그 시절 모습의 인형들

 
철길 옆에는 아기자기한 카페가 몇 군데 보였다.
그중에서 한 곳, 브라운관 TV와 오래된 소품들로 가득한 레트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우린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들어갔다.
카페 안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했다.
친구들과 나란히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수제 디저트를 주문했다.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을 입에 넣고, 고소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시니
마음까지 포근해졌다.
“여기 진짜 너무 좋다. 우리 나이에도 딱이다.”
친구 한 명이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밖으로 보이는 철길 풍경을 보며 사진도 찍고, 서로의 사진도 남기며 시간을 보냈다.
그 순간만큼은 시간도, 나이도 모두 잊고 있었다.
 
철길마을을 한참 둘러보고 난 뒤, 다음으로 향한 곳은 ‘근대문화유산 거리’였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군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거리였다.
처음엔 조금 무거운 분위기일까 걱정했지만,
막상 도착하니 고풍스러운 건물과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어우러져 뜻밖의 매력이 느껴졌다.
“야, 여긴 사진 찍으면 화보네!”
우리는 카메라 셔터를 멈출 틈 없이 눌러댔다.
특히 초원사진관과 일본식 가옥은 흑백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였다.
사진관 앞에서는 마치 옛날 여배우가 된 듯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고,
한옥을 개조한 찻집에서는 유자차와 쌍화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곳엔 나이 지긋한 사장님이 계셨는데, 따뜻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셨다.
사장님께 군산의 옛 이야기들을 들으니 여행의 깊이가 더해졌다.
“이렇게 조용한 여행도 참 좋네. 젊을 때는 몰랐는데, 이런 분위기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
한 친구의 말에 다들 공감했다.
어느새 우린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조용하고 정겨운 소도시가 더 편해진 나이가 된 것 같았다.
 
슬슬 배가 고파질 무렵, 군산에서 유명한 맛집을 찾아 나섰다.
현지인 추천을 받은 곳으로 향했는데,
그곳의 대표 메뉴는 바로 해물짬뽕과 바지락칼국수였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해물짬뽕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각종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 있어 국물 맛이 시원하면서도 깊었다.
면발도 쫄깃하고, 국물은 자꾸만 떠먹게 되는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역시 군산은 해물 요리가 진리다!”
다들 한 입 먹자마자 감탄을 연발했다.
함께 주문한 바지락칼국수도 군산 바지락이 듬뿍 들어가 국물 맛이 정말 시원했다.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마음까지 든든했다.
 
식사를 마친 뒤엔 군산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전통시장의 정겨운 풍경은 여전했다.
수제 어묵, 쑥떡, 군산 빵집 등 먹거리들도 풍성했다.
우린 시장을 천천히 걸으며 군것질도 하고, 소소한 쇼핑도 즐겼다.
특히 근처에 있는 감성 소품샵들은 정말 구경할 맛이 났다.
아기자기한 엽서, 손으로 만든 수공예품, 향초, 머그컵 등 눈길을 끄는 물건들이 많았다.
친구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소품들을 몇 개씩 골랐고,
나는 예쁜 손거울을 하나 샀다.
그 작은 손거울을 볼 때마다 이번 여행이 떠오를 것 같았다.
 
여행의 마지막은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카페였다.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넓은 창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우리는 창가 자리에 나란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봤다.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하루를 돌아보니, 참 행복한 시간이었구나 싶었다.
“이런 시간이 또 있을까?”
한 친구가 조용히 말하자, 우리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적엔 시간이 영원할 것 같았지만,
지금은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이 순간이 더 깊게 마음에 남았다.

 

여자 동창생 4명이 함께한 군산 여행 코스 총정리

  1. 경암동 철길마을 → 레트로 감성 골목 탐방 & 카페
  2. 군산 근대문화유산 거리 → 사진 명소 & 전통찻집
  3. 군산 해물짬뽕 & 바지락칼국수 맛집
  4. 군산 중앙시장 → 시장 투어 & 소품샵 쇼핑
  5. 오션뷰 감성 카페 → 바다 보며 여행 마무리

 
이번 군산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소녀들이 다시 만나,
세월을 거슬러 소중한 추억을 하나 더 쌓은 시간이었다.
군산의 조용한 소도시 풍경, 따뜻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했기에 더 특별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이 여행은 오래도록 내 마음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군산은 분명, 우리처럼 오랜 친구들과의 여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