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서울은 이미 한여름이다. 숨 막히는 도시의 열기 속에서 나는 문득 산이 떠올랐다. 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오늘만큼은 시원한 산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바로 설악산이었다. 그중에서도 백담사에서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길은 평소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길이었다. 적멸보궁이 있는 신성한 봉정암, 그리고 백담사의 고요함. 나는 그 두 곳을 오롯이 나 혼자 걷고 싶었다. 문제는 한 가지였다.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가능할까? 하지만 주저할 시간은 없었다. 나는 서둘러 배낭을 꾸렸다. 오늘, 나는 산으로 향한다. 새벽 서울을 떠나 백담사로 향하는 길 나는 새벽 3시 30분에 눈을 떴다. 한여름이라 그런지 이른 새벽..